개인파산을 신청하면서 법적인 절차가 무섭기도 했지만, 특히 파산관재인과의 첫 면담이 가장 두려웠습니다. 파산관재인이란 모든 자산과 채무 내역을 검토하고, 이를 기반으로 파산 절차를 진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이라, 면담 전부터 많은 걱정이 앞섰습니다. 특히나 제 재산 내역을 모두 공개하고 설명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습니다.
면담 당일, 저는 최대한 차분하게 준비한 서류들을 제출하고, 관재인의 질문에 답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관재인의 질문은 예상보다 훨씬 구체적이었고, 일부 재정 상황에 대해 생각보다 더 깊이 있는 설명을 요구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과거 몇 년 동안의 재정 내역을 꼼꼼하게 설명해야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내가 왜 그때 그러한 재정 결정을 내렸는지, 어떤 경로로 채무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이어졌고, 이 부분에서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느꼈습니다.
특히 면담 중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내가 그동안 관리하지 못했던 금융 거래에 대한 지적이었습니다. 사업 실패로 인해 발생한 빚과 더불어,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억지로 돌려막기를 했던 상황들이 관재인 앞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을 때는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이 밀려왔습니다. 관재인은 매우 중립적인 태도로 질문을 이어갔지만, 제가 느끼는 심리적 부담은 상당했습니다.
그 외에도 관재인이 제가 소유한 작은 자산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평가하고, 그 자산이 파산 절차에서 어떻게 처리될지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부분이 법적으로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되었고, 그에 따라 면담이 생각보다 더 복잡하고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결국 면담이 끝나고 나서는 다소 지친 상태였지만, 동시에 면담을 통해 얻은 정보와 조언이 앞으로의 재정 회복 과정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파산관재인과의 면담은 법적으로 중요한 절차이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이 감당해야 할 책임과 이후의 회복 방안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